본문 바로가기
가족

병원 보호자 생활 속 스토아 철학 실천기

by pumoo 2025. 3. 25.
반응형

병원 보호자 생활 속 스토아 철학 실천기

며칠 전부터 아이들이 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보호자로 병원 생활을 하고 있다. 다인실 침대 옆 간이침대에 누워 밤을 지새우고, 약 먹일 시간 맞추고, 호흡기 치료 챙기며 하루를 보낸다.

사람들이 걱정해준다. "왜 입원했는데?" "많이 안 좋대?"
물론 나도 걱정이 된다. 하지만 걱정한다고 아이가 더 빨리 낫는 건 아니다. 스토아 철학은 말한다.

“내 통제 밖의 일에 마음을 쓰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라.”

아이의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지 않도록, 필요한 약을 제때 먹이고, 간호사 호출을 잘하고, 호흡기 치료를 거르지 않게 챙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이거다. 그 외의 일들은 의사와 간호사의 몫이다. 그들의 전문성을 믿고, 나는 내가 맡은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회사 일은 회사에 두고, 나는 지금 여기 있다

병원이라는 특수한 공간에 있으면 의외로 시간이 많다. 아이가 자는 시간도 있고, 치료 대기 시간도 길다.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만 회사 생각이 난다.
'지금 회사에서 어떤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내가 없어서 누가 곤란해지면 어쩌지?'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금 이 순간, 내 통제 안에 있는가?"

내가 회사에 있지 않다는 사실, 지금 여기에 있다는 사실은 현실이다. 그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대신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책을 읽거나, 짧은 일기를 쓴다. 오히려 이런 시간에 마음을 정리할 수 있어 다행이다.

불편함을 받아들이는 연습

다인실은 불편하다. 다른 보호자의 대화 소리, 아이 울음, 간호사의 발걸음 소리, 그리고 간이침대의 얇은 매트리스. 그 모든 것들이 편안한 잠을 방해한다.

불만이 올라올 때 스스로에게 말한다.
“지금은 불편한 공간이지만, 곧 좋아질 수 있다. 이미 일인실을 신청했고, 기다리는 중이다.”

스토아 철학은 외부 상황을 바꾸기보다,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내 태도를 바꾸라고 한다.

“세상은 내가 바꾸기 어렵지만, 세상을 대하는 내 생각은 내가 바꿀 수 있다.”

지금은 잠시 불편하더라도, 그 안에서도 나만의 질서를 만들어보려 한다. 아이의 상태를 정리한 노트를 쓰고, 일상의 루틴을 조금씩 회복해가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하루다.


병원에서 보내는 이 시간,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아이들이 입원하면서 나도 보호자로서 병원에 '입원'한 셈이다. 하지만 이 시간을 마냥 고단하게 보내고 싶지는 않다. 스토아 철학이 말하듯, 이 고난조차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면, 이 역시 의미 있는 시간이다.

나중에 아이가 퇴원하고 나면, 이렇게 적어두고 싶다.
“그때 참 힘들었지만, 그래도 나는 잘 버텼고, 아이는 잘 이겨냈다.”

 

반응형